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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떡은 언제나 커 보인다




                     얼마 전 대학 동기 모임에 다녀왔다(2020년 사회적 거리두기 1
                     단계 기간). 열 명이 안 되는 인원이 조촐하게 모였다. 대학 졸

                     업 후 13년 만에 보는 동기도 있었는데 그가 바로 모임의 주인
              PART 2    급격히 높아진 삶의 난이도
                     공이었다. 나이가 가장 많은데 취업이 가장 늦었던 그가 공무
                     원 시험에 합격하자 모임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분 기혼자

                     인 동기들의 축하가 이어진 후 화제는 자연스레 결혼으로 옮

                     겨갔다.
                            “형, 이제 열심히 소개팅하고 결혼 준비도 해야겠다.”

                            “안 그래도 소개팅 몇 건 잡혀 있어. 너희는 벌써 애도

                     낳아서 키우고 있는데 나는 너무 늦은 거 아닌지 모르겠네.”
                            그때 자신의 식당을 모임 장소로 제공한 동기가 잽싸

                     게 한마디 던졌다.

                            “형! 나는 여기 모인 사람 중에 형이 제일 부러워. 형은
                     혼자잖아. 그런데 공무원까지 됐어. 나 같으면 평생 혼자 즐기

                     면서 살겠어. 책임질 식구가 없으니 얼마나 자유로워.”

                            “자기는 가게 사장인 데다 이미 결혼하고 애도 있다고
                     배부른 소리 하는 거 봐. 다 가진 네가 더 부럽다.”

                            참 아이러니했다. 공무원 미혼자는 자영업자 기혼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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