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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지금까지 좋아서, 예뻐서, 웃겨서 죽었다는 뉴스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동기 모임에서도 주된 화두 역시 ‘요즘 힘들어 죽겠다’
                     였다. 30대 삶이 왜 이렇게 변화무쌍하고 버거운지 모르겠다

                     는 것이었다. 삶은 곧 고난이라는 명제가 어디 30대에게만 해
              PART 2    급격히 높아진 삶의 난이도
                     당하겠는가. 불과 몇 년 전 20, 30대 사이에 유서 쓰기와 영정
                     사진 찍기가 유행했다. ‘N포 세대’라고 자조하며 삶의 희망마

                     저 포기한 채 죽지 못해 사는 이들이 살지 못해 죽는 순간을

                     직면하는 것이었다.
                            한 청년은 “죽음을 떠올리면 당장 눈앞에 놓인 학업,

                     취업, 인간관계 등과 같은 힘든 삶의 스트레스를 없애고 나를

                     위로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한 청년은 “내 삶의 주인공
                     은 나라는 것을 깨닫고 나를 위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다”라

                     고 고백했다.    28 ●  삶의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닌데 단지 죽음

                     앞에 섰다는 이유로 청년들은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었다. 밥
                     먹고 일하고 사람 만나는 삶의 평범함에 흥미를 잃고 무기력

                     해졌지만,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의 상실 앞에 서자 비로소 삶 자체
                     가 소중하게 와닿은 것이다.                   28 ●       김민지, “유서쓰고 영정사진찍
                                                           고... 20대 ‘붐’까닭은”, <스냅타
                            그러고 보면 당연하다는                   임>, 201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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