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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용소에서 어떤 이는 성자처럼 행동하고 또 어
떤 이는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며, 극한의 고통 속에서 어
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는 철저히 자기 의지에 달려 있다는 깨
달음을 얻었다. 유일무이한 존재인 나의 선택이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은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라는 니체의 말을
이렇게 재해석했다. “그대의 경험, 이 세상 어떤 권력자도 빼
앗지 못하리!” 31 ●
인간 존재의 처절한 무력감
빅터 프랭클의 통찰과 격려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패배자의
길을 택하는 자도 있다. 빅터 프랭클의 삶이 강인한 인간의 한
판승이었다면 윈스턴의 삶은 무력한 인간의 KO패였다. 윈스
턴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라는 니체의 말
을 뒤집으면 ‘나를 죽일 수 있는 것은 나를 더욱 약하게 만든
다’가 된다. 빅 브라더에게 저항의식을 품었던 윈스턴은 감옥
에 갇혀 오브라이언에게 처참히 짓밟힌다. 분노했던 윈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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