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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르바이트하며 사는 길밖에는 없어요. 정말 몸서리가 쳐져요!

              어떻게 인생을 대면해야 하죠? 정말 선택지가 없거든요. 그냥 저 자

              신을 데리고 떠나고 싶어요.”
                  스무 살 바이윈     白蕓 은 흐느끼며 부모의 이혼 이야기를 꺼냈다. 바

              이윈은 어머니와 의지해가며 빚에 허덕이는 힘겨운 삶을 살고 있었

              다. “왜 모든 게 제 맘 같지 않은지 모르겠어요. 6년 동안 가족은 신
              경도 쓰지 않은 아버지를 증오해요. 하지만 그래도 아버지잖아요. 왜

              아버지를 보기만 하면 피하고 싶을까요? 왜 몇 마디 하다 보면 언성

              이 높아질까요? 지금 시험 준비 중인데 책은 눈에 안 들어오고 늘 정
              신이 다른 데에 가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랑은 아주 잘 지내요. 다들

              저보고 착하대요. 그런데 왜 친구는 별로 없을까요?”
                  고통의 원인은 저마다 다르지만 내담자들은 모두 끝없는 내적

              소모를 초래하는 해결 방안을 선택했다. 주의력, 사고, 감정 등 삶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초조함, 막막함, 무
              력감, 분노, 슬픔, 절망 등이 불러오는 고통에 시달렸다.

                  인류 발전의 역사는 개인과 집단이 공포를 해결하고 세상에 대
              한 통제권을 강화해온 역사다. 통제력은 인간이 발전할 수 있었던 힘

              의 원천이었다.

                  40여 년 전 심리학자 엘런 랭어        Ellen J. Langer 와 주디스 로딘 Judith Rodin
              은 한 실험을 통해 통제력의 힘을 증명했다. 이들은 미국 코네티컷주

              양로원 노인들에게 서로 다른 통제력을 부여했다. 4층 노인들은 방

              안의 가구를 어떻게 배치할지, 식물을 기르고 싶은지, 영화를 보러
              갈지 말지 결정할 수 있었고 양로원 직원들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





              022                                       1장.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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