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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우다



                케이틀린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나니 예전 관계에서 받은
             충격이 명쾌하게 이해됐다.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상처받지 않

             기 위한 자구책으로 ‘심리적 방어막’을 덮고 있었는데 그 방어막이
             마치 페인트칠을 한 듯해서 그 안으로 아무것도 스며들지 않았던 것

             이다. 이 때문에 긍정적인 감정도 받아들여 붙들고 있기가 힘들었으
             며, 가장 절실했던 보살핌의 손길마저 물리쳤다. 그리하여 무엇보다

             갈구하던 진정한 사랑조차 부지불식간에 본능적으로 뿌리치고 있
             었다. 케이틀린은 느리지만 조금씩 상담에 적응하고 내 관심을 받아

             들이면서 자신도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믿기 시
             작했다.
                케이틀린이 팀에 대한 집착을 끊지 못하는 점도 케이틀린을 이

             해하는 데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중대한 단서 중 하나였다. 팀에게
             강하게 집착하면 남편의 죽음을 맞닥뜨려야 하는 고통과 어머니와

             의 관계에서 반복되는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점
             은 그 행동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팀과의 그 극적인 과거라기보다

             남편이 가면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점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좀먹는 내면의 어린 자아를 달래줄 방법을 찾는

             다면, 또 그 가엾은 아이가 위험천만한 팀의 품으로 달려들도록 내
             버려두지 않는다면, 케이틀린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
             았다. 나는 케이틀린에게 자기 자신을 돌보는 법을 알려줘야 했다.

                케이틀린은 자신을 기네스 맥주에 빗대 설명했다. 남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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