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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월요일 오후,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폭위가 열렸습니다.

                 타 중학교 2학년 학생 A가 같은 학교 1학년 후배를 때린 사건과, 제 아

                 들과 그 친구들이 타 중학교 학생 A를 때린 사건이 시간만 달리해 같

                 은 공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A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로 학폭위에 참

                 석한 것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A와 그 부모를 만나고 싶었지만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연락처라도 알려달라고 선도교사에게 요청했

                 지만, 합의할 생각이 없으니 연락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자기 아들도 처벌받을 테니, 자기 아들을 때린 아이들을 처

                 벌해달라면서요. 알고 보니 A가 자기 학교 후배들을 때린 게 처음이 아

                 니었습니다. A에게 맞은 1학년 학생들은 A가 처벌받으면 좋겠다고 했

                 답니다.

                   대기실에서 아들 친구들의 부모와 함께 학폭위를 기다리는데 심정이

                 말할 수 없이 착잡했습니다. 가해학생의 엄마로 학폭위에 참석하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학폭위밖에 방법이 없나 싶으면서,

                 피해학생에게 사과하고 싶었으나 개인정보보호법과 본인이 원하지 않

                 는다는 이유로 피해학생 측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으니 답답했습니다.

















 24   ┃  1장 _ 내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01  _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학교폭력 가해자라니…   ┃  25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indd   25                                               2020-04-10   오후 5: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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