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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휴일’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고 출입문에는 셔터가 단
단히 내려져 있었다. 그런데 주인이 슈퍼마켓 문 앞에 다
가서자 차르륵 하고 셔터가 기운차게 올라가더니 전깃불
이 팟 켜졌다.
주인은 자연스럽게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 계산대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곳에 뽑기 기계 한 대가 놓여 있었다. 투명한 플라
스틱 통에 은색 손잡이가 달린 뽑기 기계는 작은 자동판
매기와 비슷했다.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장난감
이 든 캡슐이 나온다. 어떤 장난감이 나올지 모르는 게
뽑기 기계의 묘미이다.
뽑기 기계를 본 순간 주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캡슐
이 가득 들었어야 할 플라스틱 통이 텅 비어 있었다.
주인은 혹시 몰라 플라스틱 통의 뚜껑을 열고 안을 들
여다보았다. 역시나! 캡슐은 하나도 없었다.
주인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자동판매기뿐만 아니라 여기도 이 모양이로군. 행운
의 손님만이 얻을 수 있는 마법이거늘, 기계를 부수고
〈전천당〉의 물건을 훔치다니⋯⋯. 대체 누구 짓이지? 흐
프롤로그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