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한 여자가 잰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다.
몸집이 큰 여자다. 꼭 운동선수 같다. 키도 여느 남자
들보다 크다.
머리카락은 눈처럼 하얀 데다가 옛날 동전 무늬가 그
려진 자주색 기모노를 입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압
도하는 기운이 남달랐다.
알록달록한 유리구슬이 달린 비녀 여러 개를 굵게 말
아 올린 머리에 꽂고 입술은 새빨갛게 칠했다. 대단한 멋
쟁이다. 그런 차림새와는 어울리지 않게 큼직한 장바구
니를 팔에 걸고 있는 모습이 생뚱맞다.
포동포동한 얼굴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여자는
프롤로그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