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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다니기만 했다. 좀 걸어야 할 것 같았다. 이런 상태를 털어놓자 친
구들은 몇 시간이나 나와 함께 걸어주었다. 친구 한 명은 나와 택시
를 타고 의사에게 같이 가주기까지 했다. 전에 내 증상들을 듣고는
불안증이라고 진단했던 의사였다.
그날 밤 나는 항불안제인 아티반을 처방받았다. 엄마가 나를 돌
보러 와주었다. 나는 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약을 먹으니 밤
사이 다소 진정되었지만 증상은 다음날 아침 다시 시작됐다. 이후
몇 달 동안 이런 상황이 반복됐다. 당시 내가 했던 나쁜 행동과 생각
들을 여기서 하나하나 되짚지는 않겠다. 불안증을 겪고 있는 사람
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나는 앞으로 내가 중요한 일을
할 수는 있을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또 책은 어떻게 써야
할지, 매일 밤 어떻게 잠자리에 들 것이며, 아침에 일어나면 어떤 일
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불안증이 가져
다준 고민의 시간이었다. 불안증은 정말 짜증나는 녀석이었다.
그해 여름, 글쓰기는 쉽지 않았다. 집중력을 완전히 잃었다. 나는
점점 화가 났고 불안증에게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불안증을 공격했다. 불안증은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신호였다. 나는 그 무언가를 실행에 옮길 생
각이었다.
자, 이제 중요한 내용을 말하려 한다. 내가 불안증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실행으로 옮겼는지 이야기해보겠다.
첫째, 불안증은 내가 아니다. 내 주위를 맴돌고 있을 뿐 내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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