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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 아주 무시무시한 괴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 불안은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마치 전기충격이 팔을 타고
                     내려가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으로 시작됐다. 당시 나는 엄청나게

                     많은 일을 소화하고 있었다. 자정 넘어서까지 책상 앞에 앉아 키보
                     드를 두드리는 일은 예사였고, 뇌는 쉴 새 없이 내달렸다. 그러던

                     중 쇼크가 찾아왔다. 전기 콘센트에서 막 흘러나온 전기가 몸을 관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밤이면 공황발작이 찾아왔다. 나는 잠시 잠들었다가도 미친 듯
                     쿵쾅거리는 심장과 호흡곤란 때문에 벌떡 깨어났다. 발작은 점점

                     더 잦아졌고, 새벽 5시까지 방안을 서성이는 날이 많아졌다. 어느

                     날은 잠에서 깬 뒤에도 발작이 멈추질 않았다. 온몸이 비정상적으
                     로 빨리 돌아갔다. 가장 거슬렸던 건 생각의 주인이 더는 내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어느 날 아침, 머릿속에 납치범이 쳐들어와
                     운전대에 앉아있던 나를 조수석으로 밀어낸 것 같았다. 생각이 어

                     디를 향해가고 있는지는 보였지만, 방향을 조종할 수는 없었다. 그
                     건 마치 생각하는 나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 같은 생경한 느낌

                     이었다. 나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두려움과 에너지로 가득 차올랐

                     다. 머릿속은 갈팡질팡 널을 뛰는 두서없는 생각들로 가득했다.
                       공황발작은 어느 화창한 여름날에 시작됐다. 집필을 위해 친구

                     두 명을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나는 옷을 챙겨 입고 문을 나섰다.
                     간호사인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두 눈에 눈물이 차오르고

                     온몸이 떨려왔다. 글을 써보려고 했지만 단어들이 종이 위를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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