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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였구나. 그러니 우울해하고 자살충동을 느끼는 게 당연하지. 충

                     분히 그럴 만도 하지’ 하는 결정적 순간을 기다렸을 것이다.
                       나는 내가 우울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 소설 속 주인공들

                     이 그랬듯 내게도 인생의 큰 시련이라 할 만한 비극이 없었기 때문
                     이었다. 내게도 “아하, 이게 바로 원인이네요. 이 끔찍한 일만 해결

                     할 수 있다면 괜찮을 거예요”라고 딱 지목하여 말할 수 있는 결정적

                     사건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그런 사건은 없었다. 그리고
                     우울증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사건은 없다. 때문에 나는 다
                     른 사람들이 보기에 내 문제는 그렇게 심각한 게 아닐 거라고 생각

                     하면서 하루하루를 견뎌나갔다.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결국은 비극을 초래하는 예
                     를 우리 주위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라틴계 사회에는

                     더욱 많다. 국제보건기구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인구는 다른
                     소수민족보다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심각한 우울증은 남성

                     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 결과, 라틴계 학생들이 비라틴계 학생들보다 자살 시

                     도 횟수가 확연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정신질환을 겪

                     고 있는 대다수의 라틴계 인구는 치료를 받지 않는다. 합리적인 비
                     용의 치료 서비스가 부족한데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장

                     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자살로
                     이어지기 쉽다. 자살은 15~24세 인구의 사망 원인 중 3위를 차지할

                     만큼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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