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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인구는 의사에게 신체 통증이나 불면
증 등 우울증의 개별 증상만을 말해 특정 증상에 대한 치료만 받는
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우울증 진단은 미뤄진다. 끝내 우울증 진단
을 못 받는 사람도 많다. 나의 경우, 치료에 대한 거부감은 부인 또
는 고집의 형태로 나타났다.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징후가 많았기
때문에 내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1차 담당의를 찾아가는 일을 미루고 또 미뤘다. 1차
담당의가 나를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줄 수 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안 하던 운동 같은 걸 해보면 모든 게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
고 또 바라기만 했다.
이런 통계들을 접하고 또 직접 우울증을 겪으면서 나는 청소년
소설에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읽은 다양한 책에서 정신과 진료실에 앉아 치료를 받
는 이들은 주로 백인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설 속 라틴
계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치료가 시급함에도 아무런 의료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경도부터 중증의 우울증과 혼자 싸우거나, 치료시설이
나 수용시설에 갇혀 있었다.
이런 소설 속 인물 설정은 현실 속 라틴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
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설정이 독자들에게
우울증 치료는 부유한 백인들의 전유물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
지 않을까 걱정된다. 많은 라틴 인구가 우울증을 겪고 있으면서도
치료를 고려하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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