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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겨우 수십 년 뒤의 생활방식, 사고방식, 사회구조,
인구 크기조차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없다. 이런 추세들이 펼쳐
질 지정학적 맥락은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앞으로 수십 년 안
에 출현할 유례없는 유형의 변화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간
자체, 즉 인간의 정신과 육체도 유전자 변형과 사이보그 기술
을 적용함으로써 더욱 유연해질 수 있다. 아예 논의의 판 자체
가 바뀐다. 오래된 문학이나 유물에 감탄할 때, 우리는 수천 년
의 시간을 가로질러서 그 고대의 예술가와 그들이 살던 문명에
친밀감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는 몇 세기 뒤에 주류가 될 지성
체가 우리와 감정적으로 공감할지 우리를 생판 다른 생명체로
여길지 전혀 확신할 수 없다. 설령 그들이 우리가 어떻게 행동
했는지를 알고리듬으로 이해하는 존재라고 해도 그럴 것이다.
21세기는 또 다른 이유로도 특별하다. 인류가 처음으로
지구 너머에 서식지를 개발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외계를
개척하는 ‘정착자 settler ’들은 적대적인 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
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구에서 통제가 가능한 범위 너머로
까지 갈 것이다. 이 모험가들은 유기물 organic 지능에서 전자
electronic 지능으로 넘어가는 선봉이 될 수 있다. 행성의 표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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