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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의 장치도 갖추어져 있다는 견해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인간의 본성에 관해 부분적인
                    설명만, 즉 이기적인 자아, 호모 셀프센트리쿠스에 초점을 맞춘 설

                    명만 들어온 것은 큰 비극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호모 엠파티쿠스에
                    관한 이야기가 이처럼 많이 들려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

                    떤 사연으로 두뇌의 공감회로를 발견하게 되었을까?





                         아동심리학과 호모 엠파티쿠스의 발견




                    놀랍게도 서구문화에서 공감을 둘러싼 사유의 뿌리를 추적해나가다
                    보면, 바로 이기심의 서사를 우리에게 주입시킨 필자들 가운데 몇

                    명이 그 연원에 있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이기심의 추구가
                    사회에 이롭다고 주장했지만, 그보다 17년 앞서 출간된 다른 책 《도

                    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1759)에서는 인간의 동기부여에 관
                    해 더 복잡하고 충실하게 묘사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홉스가 본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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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적인 자연상태와 완전히 상반된다.  “정상적인 인간이 아무리 이
                    기적인 존재로 간주되더라도 인간의 본성 속에는 어떤 명백한 원칙

                    들이 있다. 그래서 인간은 타인이 행복한 모습을 보고 자신에게 돌

                    아올 이익이라고는 보는 즐거움 외에 아무것도 없을 때조차 타인의
                    행운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에게도 그런 행복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그다음에는 세계 최초로 충실하게 개발된 공감이론(당시에 공감은
                    동정 sympathy이라 불렸다)이 이어진다. 여기서 스미스는 인간은 타인





                    52     공감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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