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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들이 설립되는 모습을 목격한 것도 한몫했다. 그런데도 사회에

                    서 발언권이 큰 목소리들은 두 사람이 호모 엠파티쿠스에 대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들을 마음이 거의 없었다. 사람들에게, 특히 인간의

                    복지에 최소한의 관심밖에 갖지 않은 정치가들과 값싼 노동력으로
                    공장을 운영해야 했던 기업가들에게는 이기심에 관한 이야기가 훨

                    씬 더 편리했던 것이다.
                       공감 개념이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세

                    기 초반에 심리학이 하나의 과학으로 확립된 뒤의 일이었다. 영어

                    단어 empathy의 어원은 독일어 단어인 einfühlung인데, 문자 그대
                    로 ‘~ 속으로 들어가서 느끼다’라는 뜻이다. einfühlung은 19세기

                    에 지금은 잊힌 테오도어 리프스Theodor Lipps라는 독일 철학자(프로
                    이트는 그를 매우 찬양했다)라 예술작품과 자연 ‘속으로 들어가서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이성보다는 감정적으로 그것들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칭하는 철학으로서의 미학 개념으로 사용하면서 대

                    중화되었다. 1909년에 미국 심리학자 에드워드 티치너 Edward Titchener
                    는 einfühlung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가질 때가 되었다고 판단해

                    empathy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이는 고대 그리스어 empatheia에
                    서 나온 단어로, in과 suffering을 합한 것이다). 그 뒤로 공감의 의미

                    는 일련의 변형을 거치면서 복잡한 언어학적 유산을 남겼는데, 이에

                    대해서는 좀 풀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예술 영역에 속하던 그 단어의 용도를 재빨리 모

                    방의 한 형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바꾸었다. 1930년대의 한 인기 있
                    는 심리학 교재에는 봉을 넘어가는 장대높이뛰기 선수의 사진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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