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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운 좋게도 광고팀 임원, 팀장님들도 좋게 봐주어 광고팀에 배정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배정 전날, 나이가 어린 여자 동기가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오빠, 오빠는 원래 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으니 사업팀에 가는 게 어
                       때요? 사실 저는 동기 중 유일하게 광고홍보학을 전공했고, 다른 것은 전
                       혀 관심이 없어서 광고팀 아니면 안 되거든요.”

                          그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 사업 아니었나? 그래! 사업을 배울 수 있는

                       사업팀에 배정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그래서 광고팀을 포기하고 사업팀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모바일게임사업팀입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발전하여 모바일 게임이
                       주류가 되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모바일 게임은 온라인 게임 등에 비해

                       비주류였습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제게는 그리 재미있는 일이 아니
                       었죠. 하지만 생각보다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나름 열심히 일하
                       고 창의성과 열정을 십분 발휘한 덕분에 고과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막연하게 동경하고 있던 저에게 해당 업무는 딜레마
                       를 안겨주었습니다. 한창 뜨고 있는 모바일 사업의 거대한 슈퍼 갑인 SK

                       텔레콤에 영업하러 오는 수백 명의 젊은 벤처 사업가를 매일 만나는 일
                       을 했으니까요. 저와 동년배 또는 몇 살 많지도 않은 나이에 모바일 콘텐

                       츠 사업을 펼쳐나가는 그들은 제게 좋은 자극제가 되어주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누군가에게 사업 기회를 주는 일이었나? 나

                       도 그들처럼 벤처 사업가가 되고 싶어 했잖아.’
                          보통 회사에 입사하면 4년차에 위기가 닥친다고 합니다. 저도 그 위








                       기획자의 노트                                                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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