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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는 대조를 이룬다. 내가 열 살 때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
는데,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나는 20년
동안 어머니의 묘지에 가본 적도 없었다. 어머니의 죽음에는 침묵의
베일이 드리워져 있었고, 나는 그 베일에 적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 베일과 나의 사투는 죽음에 대한 대화를 금기시하고
공개적으로 애도를 표하는 것을 기피하는 문화의 부산물이었다.
조금 더 섬세하게 살펴보자면, 우리의 사교적 생활 가운데 상
당 부분은 인간 고유의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정교한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 나는 심리학자 셸던 솔로몬 Sheldon
Solomon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솔로몬이 3년 동안 진행한 연구에 따
르면, 우리가 죽음에 관해 의식적으로 자주 생각하지 않더라도 죽음
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의 동기가 될 때가 상당히
많다.
다음은 수백 번의 실험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사람들에게 당신은 언
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 예컨대 장례식장 앞에서 인터뷰
를 하거나 컴퓨터 화면에 ‘죽음’이라는 단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스
쳐가게 하면, 그들은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세계관에 대한 믿음을 강
화하고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죽음을 상기시
킨 상황에서 물질주의적인 사람들은 명품 자동차와 손목시계 같은
사치품을 소유하려는 욕구를 더 강하게 느끼고, 자신의 외모에서 자
신감을 얻는 사람들은 피부 태닝을 더 많이 하고 싶다거나 약한 자
2. 카르페 디엠은 왜 마음을 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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