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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이 아주 짧고 덧없고 유한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내가 아
                    직 살아 있음에 놀란다. 잠자리에 들 때마다 과연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인가를 의심한다. 나에게 죽음은 현실이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사
                    람들은 죄다 그걸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영원히 살

                    아 있을 것처럼 살았다. 언젠가 죽을 줄 안다면 어떻게 40년이라는
                    시간을 회계장부를 기록하면서 보낸단 말인가? 어떻게 사무실에 출

                    근해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사무실에 출
                    근하는 일을 반복한단 말인가? 나는 모든 사람의 둥근 모자 밑에서

                    해골을 봤다……. 나는 내가 드넓은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배 같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드넓은 바다는 바로 죽음이었다.              1



                    내가 던컨이 예전에 살던 절벽 꼭대기의 글쓰기 오두막에 앉아
                 이 문장들에 표시를 하는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실

                 용적인 워킹화를 신은 여자가 집 안을 들여다보다가 나를 발견했다.
                 여자는 낡은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눈으로는

                 대서양 너머를 바라보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더니 대뜸 물었다. “당

                 신이 로널드 던컨인가요?”
                    나는 던컨이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던컨이 아니다. 보

                 통 사람 중에 날마다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생생하게 느끼고 죽음에
                 친근감마저 느끼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존재의 덧없음을 인식하

                 고 때때로 죽음을 응시하거나 죽음의 바다 위를 떠다닐 수 있는 능





                                      인생은 짧다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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