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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터덜터덜 걸어가 탄광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피부색이 어두워

서 집시로 오해받기도 했던 그는 원래 서커스단에서 곡마사로 일했
다는 거짓말을 지어낸 끝에 수직갱 밑바닥에서 석탄 운반용 조랑말

35마리를 돌보는 일자리를 얻었다. 이렇게 한 달 남짓 노동자로 생
활한 것(이것은 조지 오웰 Geroge Orwell이 이스트런던 거리에서 노

숙 생활을 했던 사실을 연상시킨다)은 부유한 오스트리아계 독일인
귀족의 후손으로 태어난 젊은 예술가에게는 조금은 특이한 행동이

었다.
탄광 생활이 끝나자 던컨은 인도로 훌쩍 떠나 간디 Mahatma

Gandhi와 함께 힌두교도들의 암자(아시람)에 거주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됐을
뿐 아니라 직접 유토피아 실험을 진행했다. 웨스트밀에 있는 농장을

공동체적 방식으로 운영한 것이다. 불행히도 그의 계획에 동참했던
시인들과 반전주의자들 중 몇몇은 소젖 짜는 일보다 글쓰기와 말다

툼에 열중했기 때문에 그 모험은 실패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자신의
정치적 이상에 대해 거창한 말만 늘어놓지 않고 이상을 행동으로 옮

긴 던컨의 노력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로널드 던컨의 강렬한 의욕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던컨이라는
인물의 심리적 근원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나는 그가 자신의 삶에

관한, 아니 죽음에 관한 철학을 소개한 책에서 그 답을 찾은 것 같
다. 나는 그의 글이 ‘오늘을 붙잡아라’의 의미를 다른 어떤 글보다도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 카르페 디엠은 왜 마음을 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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