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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이 좀 씁쓸하진 않으세요? 시럽 좀 더 넣어드릴까요?”
                  “물이요? 당연하죠. 잠시만요.”

                   들어오는 모든 손님에게 일일이 정성을 쏟는 태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카페가 있을 만한 곳이 아니어서 카페 경험이 많
                은 그가 그곳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화곡동에 있는 강서사거

                리에서 한참 들어오면 작은 사거리를 만난다. 이 사거리 오른쪽은
                술집이 늘어선 먹자골목이고, 언덕이 시작되는 왼쪽은 주택가이

                다. 엘리스라운지는 그 언덕 비탈 중간쯤에 자리한다.
                  “보통 가게를 차리면 억 단위의 돈이 든다고 해서 처음엔 자

                신이 없었어요. 그래도 조금씩 알아보니 5천만원 이하도 가능하겠
                더라고요. 적은 돈으로 창업하는 내용의 책을 읽고, 주변 얘기를

                듣다 보니 점점 자신감이 생겼어요. 예전부터 리스크를 최소화하
                기 위해서 온전히 제 돈으로 가게를 차리고 싶었어요. 다행히 술,

                담배도 안 좋아하고, 돈 쓸 시간이 없어 돈을 모을 수밖에 없었지
                요. 따져보니, 제 돈만으로 가게를 차릴 수 있겠더라고요. 문제는

                자리였죠.”
                   2014년이면 카페는 이미 포화상태라고 할 정도로 많았다. 커

                피 프랜차이즈가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히던 때이기도 하다. 번화
                가에 차리면 100% 망하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주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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