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P. 24

다. 반면 날숨후각계의 역할은 ‘의견 형성’이다. 날숨후각계는 향을 맛으로 전
                      환하여 맛에 대한 기억을 향으로 각인함으로써 특정한 맛에 대한 의견을 형성

                      한다. 우리가 초콜릿 냄새에 정신을 못 차리고 양배추 냄새에 식욕을 잃는 것

                      도 다 날숨후각계가 저장해 둔 맛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이 후각계는 뇌의 여
                      러 부위 가운데 인지와 사고를 담당하는 부분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고, 식
                      욕, 분노, 두려움, 기억을 관장하는 부분을 두루 거쳐 연결되어 있다. 재미없

                      게 말하자면 뇌의 해마, 시상하부, 편도체를 거치는 것이다.
                         이러한 연결 방식은 진화 과정에서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 먼 옛날에는

                      뭔가를 먹고 마시는 것도 목숨을 내걸고 하는 도박 같은 일이었다. 그러다 보
                      니 잘못 먹었다가는 아프거나 죽을 수도 있는 음식에 대해서는 내재적 공포가

                      생겨났을 것이다. 사실 인간은 후천적인 취향에 의해서 쓴맛을 즐기게 된 몇
                      안 되는 희귀한 동물이다. 다른 동물들은 독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

                      각에 쓴맛을 피하는 편이다.


                         미각지도 다시 보기

                         학교에서 배운 혀의 미각지도를 기억하는가? 수업시간에 혀끝은 단맛, 양

                      쪽 가장자리는 신맛과 짠맛, 혀 뒤쪽은 쓴맛을 느낀다고 배웠지만 이는 사실
                      이 아니다.
                         실제로 모든 맛은 혀의 앞쪽 절반에서 동등하게 느껴진다. 혀를 길게 뺐을

                      때 앞쪽에 보이는 오돌토돌한 돌기들이 바로 맛을 수용하는 사상 유두  filiform
                      papillae인데, 이 수용체가 맛을 미뢰에 전달하여 맛을 느끼게 된다.

                         혀의 뒤쪽과 양쪽 가장자리에는 신맛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버섯 모양의
                      용상 유두  fungiform papillae 와 잎새 모양의 엽상 유두  foliate papilla  e가 자리




               맥주 상식사전       078




         02(54~97).indd   78                                                            17. 06. 21   오후 3:24
   19   20   21   22   23   24   25   2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