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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고 있다. 신 음식을 먹었을 때 혀 옆쪽과 뒤쪽이 아리는 느낌을 받는 것은
바로 이 돌기들 때문이다. 경험해 보고 싶다면 레몬즙을 한 입 먹어보면 된다.
혀의 가장 깊숙한 안쪽에는 쓴맛에 예민한 유곽 유두 circumvallate papillae
라는 수용체가 있다. 맥주를 시음할 때 뱉지 말고 반드시 삼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맥주 맛의 중요한 부분인 쓴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맥주가 혀의 가
장 깊은 곳에 닿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전! 맥주 시음하기
자, 지루한 과학 얘기는 이쯤 하고 실제로 맥주를 시음해 보자.
1 눈으로 살피기
우선 맥주가 든 잔을 들어 빛에 비춰보고, 잔 속의 맥주를 유심히 살피며
투명도를 확인하자. 스타우트나 포터 같은 어두운 색의 맥주들도 빛이 부드
럽게 투과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품의 상태는 어떠한지, 질감은 좋은지,
홉의 아로마가 잘 느껴지는지도 확인하자. 맥주의 모습을 전반적으로 살피며
마시고 싶은 욕구가 드는지도 생각해 보자.
모든 맥주가 투명한 빛깔과 풍성한 거품을 자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
래 탁한 빛을 띠는 밀맥주나 거품 유지력이 낮은 람빅 등을 시음할 때는 맥주
스타일에 따른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맥주 따르는 요령이 부족해서
거품이 이상하게 형성되지는 않았는지, 병숙성 맥주를 실수로 뒤집는 바람에
바닥의 침전물이 떠오른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 눈으로만 보았을 때
는 시음하는 맥주가 원래 탁한 것인지 변질되어 그런 것인지 판단하기 애매하
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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