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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인 맥아즙에서 홉을 걸러내고 큰 통에 옮겨 담는다. 효모를 첨가하면 맥아즙 속의 당분
이 발효되며 알코올과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며칠 후 발효가 완료된 맥주를 여과하여 숙성통에 옮겨 담는다. 이때 숙성통의 종류는 소
형 나무통부터 대형 숙성 탱크까지 다양하다.
숙성기간은 3일에서 3개월까지이며, 맥주의 종류에 따라 더 걸리기도 한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제빵과 마찬가지로 양조 또한 과학이자 예
술이다. 양조업자(브루어)는 맥주에 들어갈 재료를 세심하게 선택하고, 선택한
재료를 능숙하게 다루며 과학과 예술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반짝이는 영감과 약간의 마법(? )이 더해지면 훌륭한 맥주가 탄생한다.
세상에는 놀랍도록 다양한 맥주가 존재하며, 모든 맥주는 양조의 각 단계
마다 양조업자가 판단해 내린 결정의 결과물이다. 곡물과 물, 홉과 효모의 종
류뿐 아니라 양조 온도와 타이밍, 사용하는 용기의 종류에 이르기까지 양조는
그야말로 선택의 연속이다.
토막상식
맥주는 뭐고, 에일은 뭘까?
‘맥주(beer)’라는 단어는 라거(lager), 비터(bitter), 스타우트(stout) 등 곡물로 양조한 모든 알코올
음료를 의미하고, 에일(ale)은 고온 발효 효모(43페이지 참고)를 사용하여 만든 맥주를 뜻한다.
가끔 맥주와 에일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에일’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졌기 때문이다. ‘에일’은 원래 앵글로색슨 세계에서 모든 양조 음료를 지칭하는 단어로 통용
되며 천여 년 넘게 사용되어 왔다. 그러다 15세기 들어 홉을 넣어 양조한 알코올 음료가 등장하
자 이 음료를 에일과 구분하여 맥주라고 불렀다.
오늘날 ‘맥주’는 에일을 대신하여 곡물 양조주를 지칭하는 일반적인 단어로 자리잡았다. 라거가
지배하다시피 한 현재의 맥주 시장에서 그냥 ‘맥주 한 잔’을 주문하면 대부분 황금색 탄산이 가
득한 골든 라거(golden lager)를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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