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P. 11

두 게임을 자세히 살펴보고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퀘이크와 고 피
                         시의 게임 경험에는 비슷한 점이 충분히 있으므로 어떤 것이 게임인지를 판단할 때 고려
                         할 근본 요건을 이해하는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

                           플레이어

                           두 게임에 대한 설명에서 가장 명백하게 비슷한 점은 둘 다 플레이어를 위해 디자인된
                         경험이라는 점이다. 단순한 구분처럼 보이지만, 다른 형태의 오락물은 소비자의 적극적
                         인 참여를 요구하도록 디자인되지 않는다. 음악을 예로 들어보자. 음악가는 음악 경험의

                         창조에 참여하지만 주된 소비자는 청중이지 연주자가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연극 배우
                         는 연극 경험에 참여하지만, 여기서도 연극 경험은 주로 관객을 위해 창조된다.
                           일인용 퀘이크는 플레이어 한 명이 게임 시스템을 상대로 플레이하는 반면, 고 피시는
                         플레이어 세 명 이상이 서로를 상대로 경쟁한다. 매우 다른 시나리오지만 각각에서 ‘플레
                         이어’라는 단어가 뜻하는 바는 둘 다 오락물에 참여하고 소비하는 자발적인 참여자의 개

                         념이다. 플레이어는 적극적이고, 의사결정을 내리고, 노력하고, 승리한다. 플레이어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사람이다. 플레이어가 되려면 게임의 규칙과 제약을 자발적으로 수용
                         해야 한다. 이렇듯 게임 규칙을 수용하는 것은 작가 버나드 수츠(Bernard Suits)가 말한

                         ‘유희적 태도(lusory attitude)’의 일부다 (‘ lusory’는 ‘게임’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단어다).
                           플레이어의 유희적 태도는 ‘목표를 달
                         성하기 위해 더 좋은 수단 대신 덜 좋은             ▼ 그림 2-2  플레이어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을 수용하

                                         2
                         는 특이한 현상’이다.  수츠는 골프를 예
                         로 들어 설명한다. “내 목표가 작고 둥근
                         물체를 땅에 있는 구멍에 가능한 한 효율

                         적으로 넣는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
                         면 그 물체를 내 손으로 구멍에 넣는 것
                         이 자연스러운 방법일 것이다. 구멍에서
                         300~400미터 떨어진 곳에 가서 끝에





                         2   버나드 수츠, < 베짱이: 게임, 삶, 유토피아(The Grasshopper: Games, Life and Utopia)>, Boston, MA: Godine, 1990. p. 23.



                                                                                    2장  게임의 구조  05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