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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인식하므로 자신이 위선적이라고 느낀다. ‘나쁜’ 면을 멀리하고
좋은 면과 동일시하려고 고군분투하면서, 자신이 ‘그렇게 보이려고
꾸미고 가장하는’ 것 같다거나 남들이 원하는 모습이 되려 한다고
느낀다. 자신이 위선적이라는 확신이 들면서 누군가는 분개하고 누
군가는 수치심과 자기회의에 휩싸인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트라우
마의 흔적은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학대받는 아동이 잠복기를 거쳐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계속 성장
함에 따라 이러한 자기의 분리는 트라우마에서 살아남는 것과 관련
해 또 다른 중요한 측면, 가령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또래관계를 형
성하는 것, 집중하고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는 것과 같은 정상적인
발달과제를 완수하도록 지원한다. 아이의 ‘좋은’ 부분은 정상적으
로 발달할 수 있지만 아이의 다른 부분은 과거의 감정적・신체적 흔
적을 간직하고, 위험의 징후를 살피며, 다음에 있을지 모를 위협과
버림받음에 대비한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나라고 느
끼는’ 자기와 ‘내가 아니라고 느끼는’ 자기 모두 자기이해의 맥락을
부여해줄 수 있는 외상사건에 관해 제대로 된 연대기적 기억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이다. 외상기억의 특성상 ‘회상’할 수 있는 것은 일련의
서술기억(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의심할 여지 없이’ 명확한
근거가 되는)이 아니라 경고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침습적인
이미지, 감정 및 신체 반응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Van der Kolk,
2006; 2014 .
1장. 트라우마의 신경생물학적 흔적: 우리는 어떻게 파편화되었나?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