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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조는 계속해서, 이 진화적 본능 때문에 우리는 아무런 패턴도 없

               는 곳에서 패턴을 본다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무작위의 소음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는 일을 늘 해오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정말 놀랍다. 무려 3테라바이트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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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정보량은 지금 전 세계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정보량의 약 100만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만큼 우리는 정보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선별해서 기억해야 한다.

                 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는 1970년에 《미래쇼크Future Shock》를 쓰면서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라고 직접 이름 붙인 현상이 초래할 결과
               를 예언했다. 토플러는 세계 자체가 점점 다양해지고 더욱 복잡해지는

               순간에도 인간의 방어기제는 우리의 편향bias을 확증시켜주는 방향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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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세상을 단순화해서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생물학적 본능은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현대 세상에 언

               제나 멋들어지게 적응하지는 않는다. 여러 편견을 알아차리려고 적극

               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새로 보태지는 정보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편익은 최소한에 머물거나 어쩌면 오히려 줄어들지도 모른다.

                 인쇄술이 탄생한 뒤에 나타난 정보 과부하는 과거보다 더 큰 분파주
               의를 낳았다. 서로 다른 종교적 신념들은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신념,

               더 많은 ‘증거’, 그리고 반대 의견에 대한 더 부족한 관용 속에서 검증

               의 시련을 거쳤다. 이와 동일한 현상이 오늘날에도 전개되는 듯하다.
               정치적 당파성은 토플러가 《미래쇼크》를 썼던 바로 그 무렵부터 빠르

               게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인터넷이 출현한 뒤로는 속도가 한층 빨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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