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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는 가운데 먼저 가게 문을 열고 이곳저곳을 청소
했다. 그리고 팔각 상자 모양의 제비뽑기 통을 돌렸다.
드르륵드르륵. 경쾌한 소리가 울리며 은색 구슬 하나
가 굴러 내려왔다. 집어서 보니 구슬에 ‘500, 2019’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오늘 오실 행운의 손님은 2019년에 발행된 500엔 동
전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겠지? 행운의 동전을 가진 사
람만 여기에 다다를 수 있다니, 베니코 씨는 참 희한한
생각을 다 하셨네. 아니, 조금 심술궂은 건가? 우리 〈선
복서점〉은 어떤 손님이든 대환영인데.”
젠지는 중얼거리면서 그 구슬을 출입문 열쇠 구멍 아
래에 있는 작은 홈으로 밀어 넣었다. 딸깍 소리가 나며
구슬이 쏙 들어갔다.
“자, 이제 오늘의 행운 동전을 가진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어. 손님이 오시길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
후, 어쩐지 두근두근 설레는데?”
그러나 멍하니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물건들
의 특징과 진열된 위치를 되도록 빠르게 기억해 둬야 했
다. 〈전천당〉에는 과자 종류가 어지간히 많은 게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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