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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Rules for Life                                        329






                  것이 무엇입니까?’ 뜻밖의 질문에 허를 찔린 듯한 기분일 겁니다. 여하

                  튼 ‘그것’에 해당하는 게 뭔지 어떻게든 대답할 겁니다. ‘해당하는 것’
                  을 ‘그것’ 대신에 번역어로 사용하면 안 됩니까? 다시 ‘그것’으로 돌아
                  갑시다. 이 텍스트에서 ‘그것’이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이론적으로 따

                  져 봅시다. ‘바닷가재’도 가능하고 ‘보금자리’도 가능합니다. ‘바닷가재
                  가 보금자리를 원하는 상황’도 가능합니다. 물론 답은 마지막 것입니
                  다. 그럼 애초부터 ‘그런 상황’이라 번역하면 좋을 텐데 왜 ‘그것’이라
                  번역합니까? 저는 이런 번역을 초보 번역이 아니라 ‘사디스트적 번역’

                  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번역가 지망생들에게 ‘번역가가 고생할수록 독
                  자는 편하다’라고도 가르칩니다. 사디스트가 되지는 맙시다.





                 ° in the same crowded patch of sand and refuse에서 crowded는 사
                  전적 정의대로 ‘붐비는’이라 번역하면 될 겁니다. patch에 해당하는 가
                  장 적절한 번역어를 사전에서 찾으면 ‘좁은 땅’이란 뜻의 ‘땅뙈기’가 보
                  입니다. ‘땅뙈기’는 sand와 refuse로 이루어지므로 이때의 of는 이른바

                  ‘재료의 of’일 겁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모래와 쓰레기로 이루어진
                  똑같이 붐비는 땅뙈기’가 됩니다. 예, 괜찮은 번역입니다. 그런데 앞에
                  쓰인 ‘수백 마리의 바닷가재가 생계를 꾸리고 가족을 부양하려고’와

                  연결하면 중언부언이 될 듯합니다. 앞에 ‘수백 마리’가 있으므로 ‘붐비
                  는’이란 수식어가 굳이 필요할까 의문이 듭니다. 이 단어 하나만 지워
                  버려도 문장이 한결 간결하게 느껴질 겁니다. 비교해서 읽어 보십시

                  오. ‘수백 마리의 바닷가재가 모래와 쓰레기로 이루어진 똑같은 땅뙈
                  기에서 생계를 꾸리고 가족을 부양하려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제
                  안 번역은 제가 좋아하는 번역 방법, 즉 본문의 어순대로 번역한 예입
                  니다. 뒷부분에 본문에 없는 단어가 더해졌습니다. 그 이유는 각자 짐

                  작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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