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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수업을 마친 뒤 무쓰미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터벅터벅 학교에서 나왔다.

                       내일은 반 아이들이 모여서 체험 학습 회의를 할 예정

                     이다. 무쓰미는 자기가 갈팡질팡하느라 아무것도 못 정하
                     고 아이들한테 창피만 당할 거라고 굳게 믿었다.

                        “누가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다 정해 주면 얼마나 편할
                     까. 선생님도 너무하셔. 내가 그런 결정을 절대 못 한다는

                     거 잘 아시면서…….”
                       “이런, 뭐를 못한다고 그러시는 것이옵니까?”

                       설마 혼잣말에 대답해 주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대체

                     누가 혼잣말을 들은 걸까 싶어 무쓰미는 후다닥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무쓰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작은 가게 안에

                     있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옛날 과자를 파는 가게 같은
                     데, 어슴푸레한 가게 안은 과자와 장난감으로 빈틈없이

                     꽉꽉 들어차 있었다.
                       모든 과자와 장난감이 단번에 마음을 끌어당겼다. 〈부

                     활 케이크〉, 〈변화무쌍 팥빵〉, 〈참견 사과파이〉, 〈수면
                     민트티〉, 〈꿈꾸는 돔〉, 〈아이디어 팥떡〉, 〈분신 풍선껌〉,






                                                               골라주시계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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