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인 무쓰미는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하
기를 어려워한다. 옷을 살 때도,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도 늘 힘들다. ‘오늘은 뭐 하지?’라고 생각하는 것조차 어
렵다.
이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무쓰미는 어느 거 할
래?”라는 질문이다. 학교에서는 가능하면 누가 묻기도 전
에 이렇게 대답해 버린다.
“난 뭐든 괜찮으니까 너희들이 정해.”
“난 남은 거 가져도 돼. 원래 마지막에 남은 게 더 재수
가 좋거든.”
늘 그렇게 지내다 보니 친구들은 무쓰미를 소극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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