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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노안 때문에 보기 힘들어졌지만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볼 때마다 두려움과 경외심이 들었다. 차갑고 완전한

빛을 내뿜는 별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얼마나 멀리 떨어

져 있는지를 생각하면 경외심이 든다. 영원에 가까운 별의 수
명은 나의 짧은 수명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뇌스캔 영상을 바

라보는 지금 그때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 눈길을 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스캔 영상을 하나하나 훑어보았다. 그 이

후로 다시 본 적은 없다. 다시 보기에는 너무 두렵다.

나의 뇌스캔에서 보이는 백질의 변화는 의학적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는 일종의 노화 증상이다. 백질은 신경세포인 회

색질grey matter을 연결하는 수십억 개의 축살돌기 axons다. 80세

가 될 때쯤이면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변화를 겪는다. 백질의

변화로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뇌졸중의

위험 증가와는 연관이 있다. 어차피 80세가 되면 6명 중 1명
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있고 80세가 넘어갈수록 그 위험은 커

진다. 이른바 건강한 생활 습관이 치매 위험을 어느 정도 감소

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일부에선 30퍼센트라고 한다), 아무리

주의하며 산다고 해도 노화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운

이 좋다면 이 과정을 그저 지연시킬 수 있을 뿐이다. 오래 사

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우리는 어쩌면 너무 필사적으

1 부정, 받아들일 준비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