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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 않았다. 그만큼 수를 완벽하게 꾸며내는 배짱을 지닌 사람은

                    매우 드물다.

                      더 중요한 점으로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는 주장이 언제나 더 설

                    득력이 있다. 특히 간편하게 얻을 수 있는 수치일 때 그렇다. 트럼

                    프가 조너선 스완과 나눈 대화가 좋은 예다. 백악관의 누군가가 왕
                    창 출력해와서는 트럼프의 책상에 올려놓은 문서 더미는 아워월드

                    인데이터 Our World in Data에서 나온 도표였는데, 옥스퍼드대학교에

                    서 운영하는 이 데이터 플랫폼은 뛰어난 통계자료로 유명하다. 대

                    안적 사실의 장본인인 트럼프조차도 자기 입장을 뒷받침하고자 숫

                    자를 이용한다. 진짜 숫자를.

                      숫자를 이용하면 과학적인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

                    을 설득하기 좋다. 숫자가 거짓말을 할 리가 있겠는가? 수치화한다

                    는 것은 곧 안다는 것이다. 세상은 쉽사리 편견에 젖지만, 숫자는

                    공평무사하게 진실을 나타내주는 듯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수치
                    가 결코 객관적이지 않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숫자는 측정하는 순

                    간 이미 객관성을 잃는다. 무엇을 어떻게 측정하는지는 애당초 주

                    관적인 결정이다.

                      네덜란드 정부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정책을 예로 들어보자.

                    2020년 5월 19일 보건부 장관 휘호 데 옹어 Hugo de Jonge가 ‘의사결

                    정의 근거’로 삼을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치 현황판을 설치하겠다





                                                       새로운 사회를 맞이하여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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