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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유럽보다 낮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어디서요? 어디서요?”
“보세요. 살펴보세요. 바로 여기. 바로 사망자 수 말입니다.”
트럼프가 건넨 문서 속 도표를 살펴보면서 스완은 말했다. “아,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말씀하신 거네요. 저는 총인구 대비 사
망자 비율로 말하고 있었는데요.” 스완은 눈을 치켜 떴다. “총인구
수에서의 비율은 미국이 아주 안 좋아요. 대한민국, 독일 등보다 훨
씬 나쁩니다.”
트럼프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보면 안 되죠.”
《위험한 숫자들 The Numbers Bias》이 네덜란드에서 처음 출간되었
을 때만 해도 나는 앞으로 닥칠 일을 까맣게 몰랐다. 2020년이 되
면 어떤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집어삼키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
겠는가. 전 세계에 걸쳐 수천만 명이 감염되고 180만 명 이상이 사
망하는 데다 그 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사실을 말이다.
책이 출간되고 1년 반이 지난 시점에 숫자가 갑자기 주목을 받
기 시작했다. 기하급수적 증가, 감염재생산지수, 확산세 줄이기
flattening the curve 등의 용어는 이제 흔한 말이 되었다. 왓츠앱 사용
6 위험한 숫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