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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숫자가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때에는 그 숫자를 나쁘게
이용하려는 동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속임수를 쓴다며 도널드 트럼프를 비난하는 것도 이젠 식상하
다. 그 사람이 재임 중에 한 거짓말만 해도 3만 가지가 넘는다. 대표
적인 사례로, 살균제를 주입하면 체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
할지 모른다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미국 경제
가 역사상 최고라고 우겼으며,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이 거의 완성
되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취임식 구경꾼 수에 관해 거짓말을 하면서 임기를 시
작했다. “100만 명쯤, 150만 명쯤인 것 같더라고요.” 대통령에 오른
첫날에 그가 한 말이다. (구름이 낀 날이어서 위성사진이 제대로 나
오지 않아) 내셔널몰에 몇 명이 모였는지 정확하게 알아내기는 어
렵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보면 모인 구경꾼의 수는 150만
명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대통령의 고문인 켈리앤 콘웨이 Kellyanne
Conway는 텔레비전에서 그 거짓말을 옹호하면서 역사적인 말을 남
겼다. 그건 거짓말이 아니라 ‘대안적 사실’이라나. 수를 꾸며내는
식의 오용은 예삿일이 아닌데, 수학 전문기자인 나로서도 자주 접
8 위험한 숫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