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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옷 만들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우선
내게 적합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바느질 공방을 찾는다.
나는 《바느질 사계》와 《홍창미의 스토리 백》을 읽고 그 저
자가 운영하는 공방의 초급반에서 6주 동안 옷을 만들었다.
6회의 수업 부산물로 소품 한 개와 옷 다섯 벌(스커트, 큐롯
반바지, 긴 바지, 소매 없는 원피스, 긴 소매 원피스)이 생겼다. 그
리고 성취감을 맛보는 선에서 옷 만들기 수업을 끝냈다. 초
급반을 무사히 마쳤는데도 다음 단계인 중급반 수업을 등록
하지 않은 것이다. 만든 옷은 하나씩 늘어갔지만, 더는 배우
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옷가지 수에 비례해서 늘어났기 때문
이다. 바느질은 내가 갈 길이 아니었던 것이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면 옳은 길을 되찾아 나오
면 된다. 가야 할 길이 아니라면 아무리 멀리, 아무리 많이
걸어갔다 해도 미련 두지 말고 냅다 돌아 나오는 게 좋다.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도 많이 걸어간 것이 아까워서 계속
가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길을 너무 멀리 떠
나와서 어디로 돌아갈지 알 수 없을 때는 그 자리에서 새롭
게 다시 시작하는 것도 속 시원한 해결책이다. 내가 하고 싶
어 시작하고, 내가 하고 싶지 않아서 그만두는 건데, 나 아닌
그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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