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P. 11

우겨우 참여했으나, 그때부터는 수업 속도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결국 중도하차를 결정했다. 강사도 훌륭하고 수
                업료도 저렴하고 심지어 집에서 가까운 거리였는데도 그만

                둔 것이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는 법. 태극권에 관한 나

                의 관심과 애정은 여전하지만, 무술까지 연마해서 문무를 겸
                비한 인재가 되겠다는 계획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

                고 이 일을 계기로 오랜 기간에 걸쳐 배우고 익혀야 하는 공
                부는 수업 요일과 시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여도 갈등이 생긴다. 뭔가를 처음 배
                우려고 할 때, 수강 기간이 길거나 수업 횟수가 많으면 선뜻

                발걸음을 떼기가 어렵다. 나 역시 무엇을 배우든 초반부터
                기나긴 시간을 견뎌내고 열정을 투입해야 하는 수업은 가급
                적 피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부담 없는 원데이클래스와 1개

                월에서 3개월 정도의 기간 내에 하나의 과정이 마무리되는
                수업을 선호한다. 새로이 시작한 배움의 길이 나와 잘 맞지

                않을 때에 대비해서 일단 낯가림을 떨치는 준비기간이 필요
                한 셈이다.






                                                         23
   6   7   8   9   10   11   12   13   14   1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