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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있다. 그래서 마음에 담아둔 ‘느리게 가는 것은 두렵
           지 않으나, 중도에 멈추게 될까 그것이 두렵다不怕慢只怕站’
           라는 중국 속담을 되새기며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좋아하는 친구가 하는 일이면 왠지 다 멋져 보이는 법. 권
           하지 않아도 알아서 미리 나선다. 함께 뭔가를 배우고 싶다

           는 친구가 있으면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손 붙잡고 따라간
           다.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건 참으로 ‘친구 따라 강남 가기’

           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어 번역가 B를 따라
           클래식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
           로 구민회관 수업이 중단돼, 손가락이 기타의 현을 몹시 그

           리워하던 참이었다. 때마침 매주 만나서 중국어 원서 강독
           을 하던 중국어 번역가 S가 바이올린을 배우려고 백화점 문
           화센터에 등록을 한다고 했다. 백화점에서는 방역 시스템을

           잘 갖추고 규정을 지켜가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믿고
           배우러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덜컥 등록부터 했다. 여섯 줄
           짜리 기타랑 네 줄짜리 바이올린이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

           다는 탐구심이 맹렬하게 솟구쳤던 것이다.



             사실 클래식 기타 수업을 듣기 아주 오래전부터 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조건 들고 다닐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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