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P. 19

온순하게 복종하는 동안, 엄마로서의 권한과 부부 사이의 결정
                   권을 시가에 양도해버린 것이다.

                     그녀는 남편과 결혼했지만 동시에 부부의 결정에 끊임없이

                   간섭하고 훈수를 두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도 시집간 셈이었
                   다. 그녀는 집안 대소사를 쥐고 흔드는 시누이가 부러우면서도

                   시누이만 등장하면 모든 의견을 감춰야 했던 자신이 안쓰러웠
                   다. 좋게 말하면 인내하고 양보한 것이었지만, 나쁘게 말하면

                   자기 주관도 드러내지 못한 꼴이었다. 코가 꿰어 끌려다니느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어찌 된 일인지 안전감과 익숙함을 동

                   시에 느꼈다. 모순적인 심리였다.






                     어린 시절에
                     현재 삶의 복선이 있다



                     막내딸로 자란 그녀는 아빠가 다른 오빠가 하나 있었다.

                     “네 오빠는 아빠가 없잖아. 얼마나 불쌍하니. 그러니까 오빠

                   가 해달라는 건 어지간하면 들어줘.” “오빠한테 따지지 마라.”
                   “아빠가 없는 것보다 비참한 게 뭐가 있겠니?” 엄마는 툭하면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어린 시절 그녀는 오빠를 불쌍하게 여겼다. 가족들은

                   과일 한 봉지도 오빠 취향으로만 사 왔고, 친척들이 선물한 장






                   1장  상처받은 아이는 자라서 어떤 관계 문제를 겪는가                    27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