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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돌이켜보면 모두 내 탓이었다. ‘디지털
            진정제’로 태블릿을, 스마트폰을 그리고 게임을 활용했던 아
            빠의 무지함이 문제였다. 아이를 조용히 시키고 싶었다. 카페

            에 가서 커피 한 잔을 할 때, 가만있지 않고 소란스럽게 구는

            내 아이들 때문에 주변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게 싫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시선을 받는 게 싫었다. 애 하나 제대로 관리
            못 하는 ‘맘충’ 아니, 나는 아빠니까 ‘대디충’이라고 해야 하

            나, 어쨌거나 그렇게 취급받고 싶지 않았다.

                우리 아이는 달랐으면 싶었다. 쟁반에 음식을 한가득 나
            르는 점원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뛰어다니는 다른 집 아이
            들을 보면서 나는 혀를 차곤 했다. ‘저러다 부딪혀서 국물 뒤

            집어쓰고 화상이라도 입으면 그때야 통곡하지’라며 경멸했

            다. 아이들을 얌전하게 만드는 방법이 얼마나 간단한데. 아이
            패드 하나면 충분했다. 그때가 첫째 아들 초등학교 1학년 때
            쯤이었다.

                아이패드를 샀다. 처음에는 내가 사용할 목적이었다. 하

            지만 사고 보니 별로 쓸 데가 없었다. 고작 영화나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 게 전부였으니까. 중고나라에 팔아버릴까 하다
            가 머리에 반짝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아이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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