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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꾸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이성은
            아들을 이해하라고 했지만, 감정은 아들을 이해할 준비가 되
            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어렸을 때 20~30분만 하다가 집에 갔었

            어.’
                ‘고스톱이야 이미 내가 직업을 갖고 돈벌이를 하고 있을
            때잖아!’

                아빠가 바라보는 아들의 게임에 대한 관점은 이랬다.

                ‘게임? 그래 좋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내가 경
            험한 그것과 비슷하거나 덜해야 하지 않을까. 게임을 하더라
            도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다 문구점 앞에 있는 작은 게임기

            앞에 쪼그려 앉아 자동차 경주 한 판, 인베이더 한 판 하고 끝

            내는 것처럼 잠시의 놀이여야 하지 않을까!’
                이 정도가 아빠인 내가 아들에게 허용할 수 있는 게임의
            최대치였다. 게임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다니, 그게 내

            아들이라니!

                하지만 아들은 아빠의 바람을 저버리고 있었다. 실제적
            인, 얼굴을 마주 보며 의사소통을 하는 현실 세계를 벗어나
            온라인 속 디지털 캐릭터들과 대화를 나누는 데 더 익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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