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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아이들의 에너지를 잠시 잔잔하게 만드는 데 특효일 거라
                   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적중했다.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순식간에.

                   아이패드를 아들에게 주고 갖고 놀게 하면서부터 내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자극적인 콘텐츠도 아니었다. 아이들이 보는
                   <뽀로로>나 <토마스와 친구들> 동영상을 내려받았다가 ‘나
                   만의 휴식’이 필요할 때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아빠인 나는

                   어른인 나로서의 온전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평소라면 5분도 가만있지 못하는 아이들이 아이패드,
                   그 작은 화면에 집중하며 30분 이상을 거뜬히 버텨내는 걸
                   발견했다. 나는 ‘유레카’를 외쳤다. 아빠가 찾아낸 최고의 ‘베

                   이비시터’는 아이패드, 바로 그것이었다.

                       아이패드로 영상을 보면서 흥미로워하고 즐거워했던
                   아이들의 표정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어리석게도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해했다. 지금에야 가슴을 치고 후회하지

                   만. 아들을 조용히 시키겠다는 의도로 건네준 아이패드는 아

                   이들을 억지로 디지털기기와 친숙하게 만든 것임을, 그것이
                   ‘게임 중독’의 시작점이었던 것을 그때는 몰랐다. 그저 놀이
                   라고 생각하면서 아이패드를 아이에게 준 아빠의 착각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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