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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삶에 어떠한 피해를 불러올지 전혀 상상하질 못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아빠였다. 부끄럽게도 나
            는 아이패드로 영상만 보여준 게 아니었다. 아이들이 영상에

            빠져들곤 하던 그 시기에 세계적인 게임 하나가 출시되었다.

            이름은 ‘앵그리버드’. 특별한 게임도 아니었다. 새총으로 새
            를 날려 돼지들을 물리치는 단순하고 귀여운 슈팅 게임이었
            다. 텍스트는 거의 없는 그래픽 위주의 플레이, 재미있고 귀

            여운 캐릭터, 간단한 조작, 클리어는 쉽지만 정복하는 건 적

            당히 어려운 게임이었다.
                나는 이 게임을 아이패드에 깔았다. 당시 초등학교 저학
            년이던 첫째 아들과 유치원생이던 둘째 아들 그리고 어린이

            집에 다니던 막내딸까지…. 아이들은 열광했다. 뭐가 그리 재

            밌는지 자기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깔깔거리며 매달렸다. 아
            빠인 내가 볼 때 위험한, 게임 중독을 일으킬 만한 게임은 결
            코 아니었다. 어렸을 때 내가 하던 ‘인베이더’라는 게임과 다

            를 바가 없었으니까.

                실제로 아이들은 20~30분 정도 놀면 지치곤 했다. 그
            러다 생각나면 다시 하고. 딱 그 정도였다. 그런데 나는 몰랐
            다. 그렇게 아이들이 게임 속 세계에 친숙해지고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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