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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되는 순간, 기쁘고 좋았다. 아빠가 되는 순간은?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기쁘고 좋았다는 단어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세상 모든 걸 가진 느낌이었으니까.

                       결혼하기 전에는, 아니 첫째 아들이 생기기 전에는 ‘내

                   가’ 행복하고, ‘내가’ 즐겁고, ‘내가’ 재밌으면 됐다. 하지만 아
                   들 둘, 그리고 막내딸까지, 아이가 셋이 생기자 나는 변했다.
                   아이들 덕분에 나는 어른이 되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의 결

                   정과 평가는 아이들의 행복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로 정

                   해졌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건전하고, 거기에 공부까지
                   잘하는 아이들이 되기를 꿈꿨다.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아내는 험난한 전업주부의

                   길을 택했다. 나는 ‘외벌이’를 받아들였다. 외벌이로 다섯 명

                   이 살자니 야근, 특근은 예사였고 각종 투자와 투잡도 마다할
                   수 없었다. 아내는 아이들 육아와 교육, 나는 돈을 벌어오는
                   것으로 자연스레 분업이 됐다.

                       아내는 최고의 교육환경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 했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좋은 어린이집 옆으로, 초등학교 다닐
                   때는 좋은 초등학교 옆으로 이사를 했다. 마침 운 좋게도 매
                   수했던 비상장 주식이 상장되면서 얻게 된 이익금은 오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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