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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어둠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렸다. 시간이 가늠되
                   질 않았다.
                       ‘뭐지?’

                       보안이 잘된, 괜찮은 아파트에 산다지만 불현듯 들려오

                   는 낯선 소리는 어쩐지 불안했다. 발소리는 거실 어딘가를 향
                   하고 있었는데 극도로 절제되어 있어서 더 신경이 쓰였다. 잠
                   시 후 그 소리는 거실 화장실 문을 살며시 열고 다시 닫는 소

                   리로 이어졌다. ‘아, 아들이구나. 화장실이 급했나 보다. 밤에

                   물을 많이 마셨나. 첫째일까, 둘째일까….’ 이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고 이내 잠이 들었다.
                       며칠이 지났다. 익숙한, 하지만 여전히 어색한 어둠 속

                   걸음걸이가 느껴졌다. 극히 조심스러운 발걸음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화장실로 이어졌다. 눈이 떠졌다. ‘과자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걸까. 그래서 밤에 과자 먹지 말라고 했는
                   데….’

                       몸을 일으켰다. 나에겐 사랑스러운 아이가 세 명 있다.

                   그 당시 첫째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 둘째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 그리고 막내딸이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조용히 화장
                   실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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