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P. 10
“…네?”
첫째 아들이었다.
“뭐하니?”
“배 아파서요.”
“밤에 과자 많이 먹지 말라니까.”
“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났다. 이번에는 동트기 직전이었다.
조심스레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발걸음 소리가 또 들렸
다. 초등학교 5학년 첫째 아들이었다. 눈이 번쩍 떠졌다. 이번
에는 투명 인간처럼 아들이 나올 때까지 화장실 앞에서 기다
리기로 했다. 10분, 20분, 30분… 창가에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좀 있으면 나도 일터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할 시간
이었다. 화장실 문을 노크했다.
“뭐하니?”
“배가 아파요.”
“문, 열어볼래?”
“어어… 네?”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아들은 당황한 듯 화장실 문을 열
고 나왔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자기 방으로 서둘러 들어가려
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