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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발작은 불안장애 증상의 하나로 불안 때문에 일어나는 급
성 발작이다. 내게 공황발작이 일어난 건 아마도 박사 과정을 공부
하는 동안 학업 스트레스가 컸던 데다 홍콩의 문화와 언어에 적응
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 몸과 뇌의 생리적 균형이 서서히 깨졌고, 그로 인해
‘갑작스러운’ 공황발작이 일어난 것이리라.
몸에 불안이 나타나는 형태는 사람마다 서로 다르다. 또한 인
생의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불안도 다르다. 이를테면 학생 때는 진
학에 대한 불안이, 졸업을 앞두면 취업에 대한 불안이, 취업을 하
면 직장에서의 처우나 동료와의 관계에 대한 불안이, 결혼을 하면
가족관계에 대한 불안이 생기게 마련이다. 게다가 주변 사람의 수
입이 좋다고 하면 직업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지 불안이 생기고,
아는 사람이 여기저기 여행 가는 걸 보면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보
내지 못하는 것 같아 불안해진다. 결국 삶의 모든 일이 엄청난 스
트레스와 불안의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딱히 불안의 대
상이 없는데도 늘 불안을 느끼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의 삶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뒤섞여 있는데 사실 이 두
감정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바로 현장에서 위협을 받는지 여
부와 감정 반응이 지속되는 시간이다. 이를테면 두려움의 반응은
현장에 위협이 있음을 감지한 뒤 일어난다. 5분 뒤에 시험을 봐야
한다든지 눈앞에서 지진이나 해일이 일어날 때 사람은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일단 이 위협이 사라지면 두려움도 바로 줄어든다.
그와 달리 불안은 멀리 있거나 불확실한 위협에 대한 반응으로 지
2장 불안한 뇌가 당신을 예민하게 만든다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