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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젊어서 청약점수 얼마 안 되죠? 이건 청약통장도 필요 없거든.”
사장님 두 분의 현란한 물건 소개에 정신이 없었다. 갑작스러웠다.
일단 가입비를 내고 조합원만 되면 일반 분양가 대비 1억 원이나 싸게
살 수 있다고 한다. 1억 원이면 우리가 5년은 모아야 하는 큰돈이다. 나
에게 이런 기회가 찾아오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한강변의 새 아파트라,
그것도 32평이나 되는 큰 평수의 아파트라니. 벌써 밤 9시가 넘었다. 퇴
근하고 바로 오느라 저녁도 못 먹어서 배도 고팠다. 당장 2,000만 원도
없었기에, 내일 오후에 계약하기로 했다.
다음 날, 오후 반차를 내고 회사를 나섰다. 들뜬 마음으로 수표를
준비했다. 아내는 휴가를 낼 수 없어서 혼자 부동산으로 향했다.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다니. 역시 저녁마다 그렇게 집 보러 돌아다닌
보람이 있구나.’
약속 시간은 오후 3시였고, 시간이 30분 정도 남았다. 길 건너편에
있는 다른 부동산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시간도 때울 겸 들어갔다.
“사장님, 혹시 용강동 아파트에 대해 뭐 좀 아세요?”
“용강동? 지역주택조합 그거?”
PART 1 월급만으로 미래를 바꿀 수는 없다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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