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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택조합이요? 그게 뭔데요?”

                   “구청에 문의해봐요. 그게 제일 정확하지.”



                   마포구청에 전화해서 용강동 지역주택조합에 관해서 알고 있는 직

                원이 있으면 바꿔달라고 했다. 지역주택조합은 인근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고 토지 소유주들의 동의를 얻어서 기존 주택들을 허물고 아파트

                를 짓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좋은 취지이기는 하나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다. 문제는 사업이 지연되는 동안 돈 문제가 발생할 가능

                성이 높아 보였다.

                   약속 시간이 넘자 부동산에서 전화가 빗발쳤다. 하지만 전화를 받

                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결국 계약하러 가지 않았다. 내 손으로 32평 아

                파트를 날린 것 같았다. 그냥 계약할걸 그랬나. 설마 잘못될 일이 있을
                까? 남자 사장님 인상 좋아 보이던데.




                   그 뒤로도 집을 계속 보러 다녔다. 첫 집을 사기 전까지 100채를 보

                는 것이 목표였다. 일단 많이 봐야 보는 눈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목표한 100채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제는 집을 보러 가면 예전처

                럼 살림살이만 보고 나오지 않았다. 방 구석구석 천장과 몰딩을 보면서
                누수 흔적이 있는지 가장 먼저 보면서 앞뒤 베란다 벽과 섀시 주변에

                결로가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해본다. 누수와 결로 상태는 집값을 깎을






                36  |  그래도 아파트를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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