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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머리가 자꾸만 헛도는 기분이었다.

                      바로 단원 초반에 나오는 limfx          c 라는 식이다. 선생님께서는 이
                                               ()=
                                           x"  a
                    식의 의미가 “  x가   a로 한없이 가까이 다가갈 때,  ()fx 는   c가 된다.”라
                    고 하셨다.

                       ()가 함수라는 것쯤은 나도 안다.   x라는 미지수에 적당한 수를 대
                       fx
                    입하면 그에 따라 적당한 값이 나오는. 예를 들어서  f(x)=x+1이라

                    하면  f(0)=0+1=1이지.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건, 어떻게 x가 아직 a로 ‘다가가고 있는 중’

                    인데  ()fx 의 값을   c라고 확정 지어서 말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아무리 x가   a에 한없이 가까워진다고 하더라도 아직 ‘정확하게’   a인

                    건 아니잖은가? 그러니까  ()fx 도 아직 ‘정확히’   c일 리가 없고. 굳이 말
                    한다면   c의 ‘근삿값’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나?

                      이번만큼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나는 손을 번쩍 들고 선

                    생님께 질문했다.

                      “쌤, 저거 극한이요. 어떻게 x가 정확하게   a인 상황이 아닌데  ()fx
                    는 정확하게   c라고 하는 거예요?”

                      “정확히   c라는 게 아니라   c에 한없이 가까이 다가간다는 얘기지.”

                                                                     ()]
                      “그럼 정확히   c인 건 아니니까 근사 기호(≒)를 써서 limfx             c  라
                                                                 x"  a
                    고 해야 옳은 거 아니에요? 왜 등호(=)를 쓰나요?”
                      “이건 그냥 약속이야. 넌 이제 고3씩이나 되는 놈이 무슨 선행 학습

                    하는 고1 애들이나 물어봄 직한 기초적인 질문을 하냐? 너 예전에 개념

                    수업할 때 졸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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