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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때는 왕따를 당하기까지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이었던 수학 선생님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하기

             도 했다.
               “선생님 귀찮게 좀 하지 말고, 해설지 보면서 너 스스로 공부 좀 해

             봐. 정 이해가 안 되면 일단 그냥 외워!”

               선생님의 짜증 섞인 말투와 눈빛을 본 이후로 나는 질문을 하지 않

             게 되었을 뿐 아니라 수학, 아니 공부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작년, 그러니까 고2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이제 나도 고

             3이라는 압박감에 그동안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 다녔던 학원을 그만두

             고 지금의 학원으로 옮겼다.

               그렇다고 그동안 쭉 멀리했던 공부가 갑자기 잘될 리는 없었다. 특히
             수학은 너무나도 기본이 부실해서 수업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서연이는 그런 내게 구원의 손을 내밀어준 천사다.









               Ⅲ .




               그날은 학원에서 함수의 극한을 복습하는 날이었다. 물론 내 처지에
             서는 난생처음 배우는 거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고.

               수업 시간 내내 이어지는 외계 언어의 향연 속에서 간신히 정신 붙

             들고 수업에 따라가려 노력했으나,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개념 하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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